회전

오래전부터 나는 팔괘장의 주권을 돌때마다
좌측과 우측이 다르다는것을 느껴왔다.

본인 스스로도 좌우의 차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좌측회전과 우측회전이 다르다고 남들에게 얘기하는것 자체가 무의미하여
그래서 그냥 내 혼자만의 느낌으로 치부하고 일절 말하지 않았다.

주권의 회전에서 얻어지는 느낌은
산이나 흙위에서 할때 더욱 강해지며,
콘크리트 건물속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비교적 약하다.

나는 좌우 회전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집중하여 공부하기 시작했고,
어느날 좌우 회전이 어떻게 다른가,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놀라운 내용이었다.

나는 티베트 불교에 관한 책 들을 보다가,
티벳에 전래된 불교와 뵌교가 코라의 회전방향을 놓고 수백년간 교리 전쟁을 했음을 알게되었다.

그들은 왜 회전방향을 놓고 수백년간 교리 논쟁을 벌였을까.
단지 자신들의 종교의 권위와 고집때문이었을까.
어떤 학설처럼 중동과 인도에서는 왼손이 비천하고, 오른손이 존귀하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고타마 싯달타라는 인간은 실용적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覺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고집과 습관을 강요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절대 생각치 않는다.
붓다가 그런 이유로 그렇게 말했다면, 붓다의 금강경은 전부 사기라고 봐야 할것이다.
제상이 비상이고, 모든 相이 없어야 여래라면서, 단순한 고집일리는 없지 않은가.

우요불탑공덕경에서 붓다는 탑을 우측으로 도는 것의 복덕과 결과를 설명했는데,
경전에서 설한 내용은 그저 후세에 행복하게 태어난다거나, 복을 받을거라는 덕담에 불과하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돌아야 하며, 회전이 어떤 영향을 미치기에 복을 받게 되는가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
그런것에 관해 물어보지 않은 사리불은 바보라고 본다.
사리불이 현세에 태어나서 사회과학에 입문했다면, 아마 석사도 마치지 못하고 퇴학당했을 것이다.


팔괘장 주권의 좌우 회전의 차이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는것은
우주의 비밀을 조금 들여다 본 것이라고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팔괘장의 주권은 팔괘교에서 흘러왔을것이라고 한다.
동해천 조사 자신이 팔괘교의 신자였다는 주장이 있으며,
팔괘교에 주권과 같은 회전수련행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팔괘교에서 팔괘장 주권이 나왔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중국 안휘성 구화산에 가서, 전설에 나오는 香木과 도관을 찾아보았지만,
구화산에는 도관이란게 원래 없으며, 향목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권 수련이 구화산 도교사원에서 나왔다는 주장 자체가 신빙성이 없다.
또한 전진교등의 도교에서 흘러나왔다는 학설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


팔괘교는 본디 백련교의 위장된 분파였다고 한다.
의화단 역시 백련교의 흐름상에서 팔괘교가 변신한 종교라는 연구들이 많이 나와있다.
소문처럼 동해천은 과연 의화단과 관계가 있었고, 그래서 황실경호대장으로 위장해서 황궁에 있었던 것일까.
흥미있는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21세기에 살고있는 나에게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백련교는 어떤 종교인가.
그것은 중국 남송때 발생했고, 유불선 삼교합일을 주장했던 불교계의 신흥종교다.
미륵불 신앙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는것이 맞겠다.

백련교가 불교의 영향을 받은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중국땅에 불교가 전래되기 전에는 '탑(塔)'이 없었고, 탑돌이가 없었다.
탑은 인도의 '스투파'가 중국으로 전해져서, 한자로 표기되는 과정에 생긴 단어다.
중국에서는 '탑파'라고 불렀고, 그게 탑으로 굳어졌다.
원주 중심을 도는것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해진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인도와 티베트에서 행해진 원주를 도는 행위가 어떤것인가를 밝히는것은
팔괘장의 주권의 기원과 본질을 밝히는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샤머니즘과 뵌교, 불교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밀교라는 공통분모,
밀교수련의 핵심내용이 무엇인가를 이제는 알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 시점에서 붓다가 왜 회전의 본질과 비밀에 관해서 설하지 않았는가를 며칠간 생각해 보았다.
나로빠가 틸로빠에게 전하고, 틸로빠가 밀라레빠에게 전한 밀교수행의 '密'이 왜 密인가를 고민해 보았다.
붓다 역시 이것이 '密'이기 때문에 설해져서는 안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수련자의 수준에는 상근기와 하근기가 있다.
상근기인 사람은 안 가르쳐주어도 혼자 잘 알고 수련하며,
힌트만 조금 주어도 금방 깨닫는다.
하근기는 아무리 가르치고 두들겨패며 일일이 설명해 주어도 평생 깨닫지 못한다.

회전에 관한 힌트를 이렇게 남기면서, 그 내용을 '密'에 묻어두고자 하는 것은
감질을 내고자 함도 아니요, 내가 잘난척 하고자 함도 아니다.

지금 이 포스팅은 힌트가 맞다. 힌트는 이미 윗글에 다 나와있다.
혼자 공부하다가 길을 못찾은 사람에게는 반가운 단서 일 것이고,
하급무공밖에 접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상승의 무학에 대한 호기심과 동기유발을 시켜주고자 함이다.

또한 씹을거리가 없어 하이에나처럼 사이버공간을 헤매는 찌질이들에게 씹을것을 제공해줌으로써
씹을 대상이 없어 생기는 찌질이들의 패닉현상을 조금 완화시켜 주려함이다.
군자는 찌질이들의 정신건강까지 고려해 주어야 한다.

氣功도 현대에 와서는 '현대기공'이라는 새로운 부류로 발전했다.
현대기공이 의념에 의한 유도를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삼았듯이,
회전의 비밀에 관해 조금 힌트를 남겨놓은 것 역시 현대기공의 관점에서는 나쁜것은 아닐것이다.

분명한것은 회전운동에 의해 생기는 결과는
관념적인것이 아니라, 판별분석이 가능한 분명히 존재하는 대상이며, 확인 가능한 것이라는 것이다.
주권에 의해 생기는 에너지는 존재하는 실체이며, 구라가 아니다.

by 한도사 | 2006/12/01 13:45 | 八卦掌 | 트랙백 | 덧글(1)

Commented by 이또킹 at 2006/12/01 23:02
좋은글입니다...이런 글 때문에 제가 병철님 블로그를 좋아합니다..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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