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12일
고소증상(高山病)에 대한 체험기
기니까 접어 놓습니다.
필요하신 분 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면 좋겠습니다.
고소증상(高山病, altitude sickness)에 대한 체험기
나는 올해 2월에 티베트와 히말라야에서 고소(고산병)를 체험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별로 정보가 될 만한 글이 없길래,
고소증상에 대한 대처와 몸의 변화에 대해 기록을 남긴다.
1. 고소증상과 대처법, 약 처방
나에게 고소증상이 처음은 아니다.
오래전에 네팔 히말라야에서 느껴본적이 있었고,
인도 캐시미르의 라다크에서 고소를 겪었었고,
백두산에 올라갔을때 고소증상을 약하게 느껴보았었고,
작년 여름에 알프스 융프라우에 열차타고 올라가서 고소를 경험했었다.
그래서 견딜 수 있을것이라고 조금 안심하기도 했었다.
해발 4천고지에서는 산소가 평지의 66%밖에 없다고 하며,
해발 8천미터가 넘으면 33%의 산소가 있다고 한다.
대개 첫날은 극심한 두통으로 인해 잠을 설치게 되고,
혹여 잠이 들더라도 한시간이 못 되어 잠을 깨게 된다.
그리고는 새벽까지 한잠도 못 자고 두통과 위통에 시달린다.
고소증상은 산소부족으로 인해 몸안의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면서 일어난다고 한다.
혈관은 좁아지고, 배출되지 못한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인다.
고소증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극심한 숙취증세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다.
심한 두통, 어지러움, 복통, 숨가쁨, 구토, 불면, 신체 부종등이 나타난다.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고산병클리닉을 운영하고 계시는
필방사선과 원장이신 임준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내 선배님 이시다),
몇가지 약을 복용함으로써 고소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고소증세를 위한 예방약으로는 다이아목스가 있다.
이 약은 이뇨제로써, 몸안에서 배출되지 못한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다이아목스를 먹고 나면, 하루에 약 5L 이상의 물을 마셔주어야 한다.
5L의 물은 일반인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물의 2-3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오른쪽에 한알 빠져있는것은 포장파손이 아니고, 내가 안나푸르나 올라갈때 한알 먹어서 그렇다...
그런데 다이아목스를 먹었다고 해도 고소증상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산소부족과 저기압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진탓에,
몸의 말단의 혈액순환이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손발끝이 전기에 감전된 듯이 짜릿짜릿하게 된다.
이때 혈행을 원활히 해주기 위해서 비아그라를 먹어야 한다.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해주고 혈행을 원활히 해주는 순기능이 있다.
내가 먹어본 결과, 고산에서 비아그라 먹어도 성욕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당장 내 몸이 힘든데, 여자생각이 날 리가 없다.
그리고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보다 원활히 해 주기 위해서
징코민을 덤으로 먹는다.
정리하자면, 고산증세를 예방하고 완화시키기 위해서
다이아목스, 비아그라, 징코민을 먹어준다는 것이다.
현재 고산등반을 하는 전문 등반가들도 이 세가지 약을
하루에 여러번씩 사탕처럼 먹으며 등반하고 있다.
그러니까 무산소 등반도 가능한 것이다.
(이런 얘기는 신문 잡지에도 안 나오더라.)
중국에서 만든 고소약인 홍경천은 별 소용이 없었다.
홍경천은 중국 현지에서 알약과 물약 두가지가 판매되고 있는데,
10여회 분량의 홍경천이 인민폐로 약10원정도, 한국돈 1300원정도이다.
가격이 싸서 좋지만, 별 약효를 느낄 수 없었다.
중국산이 그렇지 뭐...
요새 중국에서 권장하는 고산약은 고원녕(高原寧)이다.
홍경천보다 낫다고들 하는데, 복용해 본 결과 별로 효과는 없었다.
고산증세는 그저 시간이 藥 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고원녕은 20알들이 한포장이 인민폐로 18원이었다. 한국돈으로 2천원이 조금 넘는 정도이다.
아래 사진처럼 생겼다.

네팔 포카라의 수퍼마켓에서 파는데, 10알에 네팔돈 90루피였다.
(1USD가 68네팔루피다)
고소약을 구하기 어려울때는 대용품으로 아스피린을 먹는 방법이 있다.
내가 해 보았는데, 효과는 별로 안좋지만, 그저 견딜만하기는 했다.
아스피린도 혈관확장 효과가 있으며, 두통에 좋다.
고소로 인해 두통이 심할때는 게보린 같은 두통약을 먹으면 조금 완화되지만,
두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2. 고소적응의 상태
처음 고지에 도착하자마자 고소증상이 찾아오지 않는다.
대개 몇시간 지나면 고소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도착한 몇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도착했을때는 견딜만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고소현상이 안 나타나는 좋은 체질 인 것으로 착각하고는
그 지역을 돌아다니고 술을 마시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댓가는 그날밤부터 심하게 나타난다.
구토, 복통, 두통, 불면으로 인해 길고 긴 밤을 보내게 된다.
그러니까 고지대에 도착하면,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숙소에서 따뜻한 물을 계속 마시면서 그저 누워있는것이 바람직하다.
고지대에서 첫날은 절대로 활동하지 말라.
우리가 고소증상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많다.
건강하고 운동 많이 한 사람은 고소가 안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전혀 반대이다.
우리의 상식과는 반대로,
고소증상은 여자보다 남자에게 심하게 오며,
노인보다 젊은이에게 심하게 오며,
가벼운 사람보다 무거운 사람에게 심하게 오고,
운동을 안하는 사람보다 운동을 많이 하는 스포츠맨에게 심하게 온다.
왜냐하면 고소증상이라는 것이 결국 산소결핍증인데,
근육이 지방이나 살보다 산소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즉, 근육이 많으면 많을 수록 고소증상은 심하게 온다.
가장 고소가 심하게 오는 사람은 아마도 거구의 보디빌더나 역도선수 일 것이다.
내 생각에는 월드컵축구에 나갔던 설기현이나 박지성도 고소증세는 심하게 겪을거라고 생각한다.
고지대에서 고소증상을 심하게 겪은 사람은,
평소에 자신이 건강했고 운동을 많이 했다고 알면 된다.
노인들은 이미 폐가 많이 오그라 든 상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보다 산소소비량이 적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노인들이 고소를 덜 겪는다는 현지인들의 말도 있었다.
어쨌거나....
건강한 남자의 경우, 고소로 인해 보통 3일정도 고생을 한다.
여자는 남자보다 고소에서의 적응이 좀 더 빠르다고 한다.
만 3일정도 고생하고 나면, 4일차에는 비교적 쌩쌩해져서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때에도 높은데 올라갈때는 숨이차고 속도가 느리긴 하다.
보통 1주일 정도 지나면 평지만큼의 속도는 아니지만,
천천히 등산하는데에 별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된다.
고소에 적응한 후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은
몸에 부종이 잘 일어나고, 한번 다친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종기가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는다.
이건 지상에 내려오면 2-3일만에 씻은듯이 없어지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그냥 참아야 한다.
고소에서는 살이 빠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잘 먹어도 장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영양분의 섭취가 적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고소에 적응되었다고 해도, 평지처럼 뛰거나 마라톤을 하지는 못한다.
그저 고통이 없고, 밤에 숙면을 잘 취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1주일이 지나도 고소증상이 없어지지 않으면, 빨리 하산해야 한다.
더 오래 지나면 폐수종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고소증상이 심한 사람이 자다가 깨지 않을 경우,
폐수종으로 인한 혼수상태에 빠졌을 수 있으니,
이때는 낮은 지대로 후송해서 산소호흡기를 끼어야 한다.
조금만 늦으면 죽.는.다.
매년 많은 사람이 고소증상으로 사망하고 있다.
4천고지의 고소에 적응했다고 해도, 해발 5천이 넘으면 다시 고소증상을 경험한다.
5천에 적응해도 6천이 넘으면 또 고소증상을 느낀다.
내가 해발 6300고지를 넘을때, 나는 그저 졸리기만 했었다.
서서 걸어가면서도 졸렸는데, 마치 깊은 심연으로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은 산소부족으로 인한 고소증상이었던 것이다.
몽롱한 잠기운 속에 해발 6천고지의 세상을 구경했다.
3. 고소적응의 효과
고소에 적응한 후에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고지대에서는 느끼지 못하는데,
평지에 내려온 후에 생긴다.
고소적응을 한 후에, 평지에 내려오면...,
일단 평소보다 등산을 잘 하게 된다.
평소에 1시간 걸리는 능선까지 30분에 올라가기도 하고,
평소보다 땀도 덜 흘리고, 덜 힘들다.
마치 산삼을 달여 농축액으로 먹은 느낌이다.
이것은 자신이 특별히 건강해졌기 때문이 아니고,
고소적응한 사람이 평지에 내려오면 누구나 느끼는 현상이다.
그리고 주량이 대폭 늘어서,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이것도 고소적응후에 평지에서 경험하는 현상이다.
또한 평소에 여기 저기 결리고 아프던것이 순식간에 낫기도 한다.
즉 혈행이 안좋아서 생긴 증상들은 한방에 다 없어진다.
이런 현상들은 저지대로 내려오면서,
고소에서 좋아진 폐기능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고소에서 적응하느라고 폐와 심장이 오버해서 활동하다가,
저지대에 내려와서도 항진된 폐기능이 그대로 움직이기 때문인 것 같다.
선배 산악인들의 말에 의하면,
고소적응후에 좋아진 몸 상태는 대개 1-2달정도 간다고 한다.
이 기간동안에는 저지대에서 다시 고지대로 올라가도 고소를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전에 박영석 대장이나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등반을 가면,
한번에 2-3개 봉우리를 정복하고 오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미 고소에 적응되었기 때문에, 적응된 김에 내쳐 등산한다는 것이다.
한개의 산을 오르고 나면, 헬기로 다른산의 베이스캠프로 이동해서 또 오른다고 한다.
몸을 힘들여 고소에 적응시켜놓고, 산 한개만 오르고 귀국하기는 아까울 것이다.
혈행불량으로 인해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은
고산에 가서 고소적응을 해 보고, 저지대로 내려오는 것도
해볼만한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한번에 다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하다가 죽거나 바보돼도, 나한테 책임을 묻지는 말라.
난 의사가 아니고 돌팔이니까 말이다.
산 좋아하는 사람들이 산에 다녀오면 몸이 시원하고 좋다는 말을 흔히 한다.
해발 1800 정도 되는 설악산이나 지리산만해도
민감한 사람들은 고소를 느낀다.
해발 2천고지에서는 평지보다 15%의 산소가 부족하다.
그러니까 평지보다 산소가 10%정도 부족한 설악산을 등산하고 내려와도
약한 정도의 고소적응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산에서 땀흘리고 운동했기 때문에 몸이 시원하고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약한 강도의 고소를 몸이 경험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것 같다.
히말라야에 한번 필이 꽂히면 평생 다니게 된다는데,
어쩌면 고소적응후에 평지에서 경험하는 이상항진된 몸 상태 때문에
고소에 일종의 중독증상을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은 히말라야에 갔다오면 몸이 건강해지고 편해지니까...
그래서 갈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4. 충고
요즘 고지대에 여행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유럽여행을 할때도 열차타고 융프라우에 올라가는것이 흔한 일정이다.
스위스 융프라우에 열차타고 올라가면 90%의 사람이 고소증상을 겪는다.
융프라우 스핑크스 전망대 높이가 해발 4천고지니까 말이다.
이때 다이아목스를 구하기 어려우면,
아스피린과 두통약이라도 구해서 먹어야 하고,
생수를 아주 많이 사서 하루종일 마셔대야 한다.
아까 말했지만, 하루에 5L이상 마셔라. 많이 마실수록 좋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길 바란다.
중국 사천성 야딩 지역이나 티베트,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사람은
한국에서 미리 고소클리닉에 가서 진찰받고, 약을 처방 받아서 갖고 가는게 좋다.
다이아목스는 고소에 가기 하루전부터 먹어야 하는 약이다.
현지에서 아플때 먹어봐야 효과는 반감된다.
고소클리닉은 www.seoul-phil.co.kr 이다.
여기서는 진찰후에 고산병 처방과 함께 말라리아 처방도 해 준다.
네팔 히말라야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 가는 사람은
고소약을 안 먹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천천히 걸어가는데다가 ABC가 해발 4200고지밖에 안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안나푸르나 써킷 라운딩을 할 사람이나,
에베레스트쪽의 쿰부 히말라야의 고쿄리나 칼라파타르에 가는 사람,
티베트와 사천의 야딩을 여행할 사람들은 고소처방을 받아 약을 갖고 가는것이 안전하다.
특히 자신의 성별이 남자이고, 건강하고, 젊고, 운동을 좋아한다면 더욱 그렇다.
고소는 체질에 따라 오고 안오고 하는것이지,
체력이 좋거나 건강하다고 안 오는것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 술에 빠져 살고, 운동은 전혀 안 하며,
체격이 작고 비쩍 말랐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폐인들은 걱정안해도 된다.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고산병을 앓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 by | 2007/04/12 21:02 | 山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 특히 운동을 많이 한 사람, 특수훈련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고지대에서 더욱 힘들어 하게 되어 있다.그 이유는 근육량이 많아, 산소소비량이 많기 때문이다. (저 아래에 내가 써 놓은 고산병 포스팅 참조)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된 미군 특수부대도 고소증상때문에 개피 보았었다.그리고 외신기자와 관광객을 내보내는 것이 계속되고 있는데,그들을 다 내보내고 난 후, 증원병력들 ... more
한도사님 블로그에 올때마다 여행의 꿈을 꿉니다.
그야말로 환상이죠. ㅎㅎ
그리고...
고소증상은 군대와 같군요. -_-
- 고소에 적응한 후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은
몸에 부종이 잘 일어나고, 한번 다친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번 종기가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는다.
고소에서는 살이 빠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잘 먹어도 장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영양분의 섭취가 적어져서 그렇다고 한다.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후.. 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