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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새

외부 연구용역 일이 좀 생겨, 태권도 품새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태권도의 역사는 뭐 다 알다시피 중국 남권의 일파인 백학권이 오키나와에 상륙했고,
그 백학권이 오키나와 가라테가 되었으며, 그게 후나고시에 의해 일본 본토에 상륙해서 일본 가라테가 되었고,
일제시대에 가라테를 배운 사람들이 몇가지 눈동냥 한 타무술 기법을 차용해서 집대성 해 만든 무술이다.

중국 남권과 달리, 변이과정에서 태권도는 장권화 되었다.
현재 외형적 모습은 북파 장권의 모습을 많이 갖고 있지만,
수련체계와 힘쓰는 기법은 아직도 남권의 유전자를 확실히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남권만의 고유한 특성이 지금도 태권도에는 잘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상품이다.
단군이래, 태권도보다 전세계에 알려진 대표상품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속활자? 서양놈들은 금속활자를 구텐베르그가 처음 만든줄 알고 산다.
한글? 우리는 위대한 유산이라 생각하지만, 영국과 프랑스가 알파벳 버리고 한글 배우지 않는다.
벽안의 서양백인들이 단구의 동양인에게 고개 숙이고 절하면서 경건하게 배우는건 태권도밖에 없다.

그래서 혹자는 단군이래 배달민족이 만들어낸 최고의 상품이라고도 일컫는다.
이 말은 정말 정확한 얘기이고, 태권도계의 역사 왜곡과 각종 헛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태권도를 버려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잘못된 것과 오류는 지적하고 고쳐나가면 되는거고...

좀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해서 다 때려잡고 없애버린다면,
결국 신나는건 일본놈과 중국놈 뿐이다.

그런데 태권도 품새를 생각해보니, 정말 황당하다.
서점에서 태권도 품새론, 태권도 품새개발론을 읽어봐도
그저 윤리적, 도덕적, 관념적 덕담의 나열에 불과할 뿐 이다.

아직 국회도서관에 쌓여있는 자료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번주중에 국회도서관에 며칠 처박혀서 기존의 논문과 자료를 몽땅 읽어볼 예정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분야에 빤짝빤짝하는 이론과 논문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존 자료를 다 읽어보는 수고는 반드시 필요하고, 해야 할 일이다.

왜 이렇게 연구가 안되고 있을까.
도대체 이유가 뭔가...?


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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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harkman 2011/01/17 12:07 #

    그런거 안해도 먹고 살고, 그런거 하면 괜히 남들이 질시하거든.
    공범자만 싸고 도는 것이 업계의 풍토지.
  • 한도사 2011/01/17 12:46 #

    십자포화 맞고 사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 ㅎㅎㅎ
  • 물속의사막 2011/01/17 15:16 #

    철학 공부하는 것 하고 같군요. 배가 넘 불러서 귀찮거나, 배가 너무 고파서 할 엄두가 안나거나.
    반성 좀 해 보자고 하면 몰매 맞고, 신선한 것 해 보려고 하면 돈 없어서 못하고.
  • 한도사 2011/01/18 19:36 #

    한국에 들어오셨습니까? 귀국하시면 따끈따끈한 북경의 역사학계 얘기 좀 해 주시지요. 저의 이메일은 handosa@gmail.com 입니다.
  • 2011/01/17 21: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highart 2011/01/18 04:38 #

    말씀대로 태권도는 남권의 풍격을 가진 장권 형태로 발전되면서 스포츠로서는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무술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품세인데 여타 제대로 된
    무술 시스템과 비교하여 태권도는 형을 통한 태권도만의 힘내기 단련이 거의 불가능한 것입니다.

    말씀하신 중국 남방의 백학권이 일본의 가라데로 한국의 태권도로 전래된 것은 맞지만 그 와중에 힘내는
    방법이 약간씩 변화한 것 같습니다. 백학권및 중국 남방의 권법들은 대부분 주먹을 칠 때 태극권이나
    소림권계열의 장권류와 다르게 단전부위에서 리듬이 시작되서 주먹으로 전달 되고 하체는 기반을
    유지하는 역할이 더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가라데는 남권을 받아 발차기를 조금 더 집어 넣으면서 아랫배에서 힘을 일으켜서 탄력으로 쳐내는
    대신 상체를 고정하고 보법을 통해 체중을 수평이동하면서 주먹을 쳐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한국의 태권도는 여기에서 가라데보다 더 가벼운 신법을 쓰면서 주먹은 가라데식으로 쳐내려고 하다보니
    품세와 실제 겨루기 기법상에 큰 거리가 생긴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ITF의 사인웨이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권도 스텝에서 보여지는 체중의 수직이동을 수평이동
    으로 전환함으로써 수기와 족기를 함께 쓰기위한 방편이라 보여지는데 결국은 손쓰기까지 장권스타일로
    바꿈으로써 공방이론의 통일을 꾀한것으로 보여집니다.

    실상 WTF 태권도는 그 발놀림이 중국 남권들처럼 발딛는 곳이 불안정한 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주먹을
    쓴다면 남권식으로 허리부터 튕겨내는 방식으로 결합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쓰는 방식을 바꾸더라도 지금처럼 발차기 위주의 시합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품세를
    하면서 손발이 어우러지지 않는 현상은 어느정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태권도 품세에 대한 이론및 철학적 배경은 저도 한때 자료를 열심히 찾아 보았지만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이론들만도 못한 내용의 논문들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태권도 유파중 태권도 이전부터 있던 공수도 5대관들은 어차피 가라데식 수련체계
    를 따르고 있는 편이었고 조금 특이한 곳이 연무재 태권도였는데 이곳은 나름대로 손발의 조화를 어느정도
    꾀하는 품세를 하고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작들에서 자연스러움을 벗어나 위력이 강해질 수록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보였고 아직까지는 남권(백학권)식의 손쓰기와 힘내기를 도입하는 것이 제가
    알량한 머리로 고민한 해답이었습니다.

    번데기도 못되면서 감히 주름잡아 죄송합니다. 게을러서 따로 블로그를 운영하지도 않고 있는데 갑자기
    몇년간 고민하던 주제로 글을 올리셨길래 반가운 마음에 두서없이 글을 썼습니다.
    한때 품세를 하루에 몇백번씩 하면서 느낀 점은 이외에도 무척 많은데 정리가 잘 안되네요.
    정말 의미있고 소중한 일을 시작하셨는데 제발 이 기회에 태권도가 그 인기만큼 정말 합리적이고 좋은
    무술 시스템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도사님도 건승하시고 연구에 많은 성취가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한도사 2011/01/18 10:24 #

    역시 이쪽에 공부가 많으셨군요. 틈틈히 질문 많이 드려서 귀찮게 하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현재 태권도는 힘내는 방식이 남권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지요. 남권의 공부를 그대로 갖고 있었으면, 보다 수준높은 무술이 되었을텐데요.

    저는 ITF의 사인웨이브는 침추경의 한가지라고 봅니다. 체중을 이용하여 중력의 위치에너지를 지르기에 적용하는것은 중국무술에서 흔하게 보는것인데, 이게 뭐 엄청나게 대단한 것 인냥 인식되는것 자체가 최홍희장군의 무술경지가 높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도 WTF보다는 ITF가 고민을 많이했으니 더 발전한 형태라고 봐야 할까요...
    예전에 최홍희 장군을 북경에서 만났을때, 사인웨이브는 이미 타 무술에서 오래전부터 교습되는 방식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뜨악해 하시던 표정이 기억나는군요. ㅎㅎ

  • 2011/01/18 15:2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도사 2011/01/18 19:39 #

    김박사님이 그분의 부인 일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세상 참 좁아요...
    국회도서관 갈때, 연락드리고 국회에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highart 2011/01/18 16:56 #

    너무 반가워서 주절주절 써놓고 좀 후회되기도 했었는데 책하지 않으시니 감사드릴 뿐입니다.

    남권식 힘내기는 가라데에서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으니 태권도가 그 방식을 온전히 갖고있지 않은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가라데와 이만큼 달라진 지금에야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생긴거구요.

    말씀처럼 ITF의 사인웨이브는 침추경의 한 형태에 지나지 않지만 또 최홍희 장군이 여타 무술에 대한
    지식 없이 혼자 고민했기에 오히려 현 ITF 태권도에 가장 잘 맞는 길을 찾아간 것 같기도 합니다.
    무척 투박하고 이것저것 추가할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침추경을 그렇게 쓴다는 것도 꽤나 독특하니까요.

    해보셨겠지만 현 태권도 품세는 직접 수련을 해보면 정말 답이 없습니다.
    해동검도의 역사왜곡및 검리를 벗어나는 형이 욕을 많이 먹지만 태권도의 품세도 가라데에서 그대로
    가져온 몇몇 기본품세를 빼면 별반 의미가 없긴 마찬가지라 참 한국이 나은 대표적인 성공한 무술들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점엔 그저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제가 고민한 개선방법은 가라데의 삼전같은 힘내기용 품세를 하나 추가하고 품세이전의 기초자세및
    수련에 힘내기와 관련된 단련법을 적당히 추가하거나, 아니면 가라데에서 전래된 것중 쓸만한 것 몇개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전부 뜯어고치는 것 (그러면 태극 1,2,3장, 팔괘품세 전반부 정도만 남고 나머지는
    다 버려야 할 지도 모르지만) 이었는데 저야 성격상 후자를 지지하지만 한도사님 및 이 일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훌륭하시니 훨씬 더 나은 해결책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제대로 된 품세라면 그 수련을 통해 태권도만의 힘내기를 익힐 수 있어야 하고 동작 하나하나에 무리에
    합하는 의미가, 그리고 실전에서 상황에 맞게 변형사용이 가능한 유연한 용법, 마지막으론 그 용법에
    대응하는 품세까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러면 일이 너무 많아지는걸까요?

    하여간에 제가 태권도 이야기에 이렇게 열을 올리다니.. 오래전에 몸과 마음이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그리고 이미 다 아시는 이야기를 덧글로 길게 써놓으니 송구합니다.
    별 도움은 안되겠지만 언제든 말씀주시면 열심히 한 손 거들겠습니다. 아는건 별로 없어도 찐득하니
    몸으로 때우거나 엉덩이 굳은살 생기게 의자에 앉아 버티는건 나름 잘 합니다.
  • 한도사 2011/01/18 17:31 #

    저와 생각이 너무 같으십니다. ㅎㅎ
    하지만 제가 뭐 아무리 떠든다고 해서, 국기원의 높으신 분 들이 꿈쩍할리는 없고요, 그냥 저는 제가 할 얘기 하는거고, 듣는 사람도 듣고 싶은말만 들으면 되겠지요.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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