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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vs 1%

무술을 수련한지 16년이 넘었다는 어떤 사람이 나에게 메일을 여러통 보내왔다.
그는 마치 자신도 단련하면 초인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메일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1) 과거 조선시대 하인들은 쌀5~6가마를 가볍게 지게에 지고 산을 넘어도 지치지 않았으며
2) 일본에 온나쵸모치라는 괴력녀들이 있는데 한번에 5가마를 들고서 움직일정도로 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5가마 :300~500kg정도
3) 그리스 시대의 2m거인은 1톤짜리 황소를 가볍게 들고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힘을 자랑했고
4) 시라소니는 100m를 9초대에 뛰었고.한번 달리면 전력질주로 2~3시간 달렸으며(72~108km) 양손으로 300kg을 가볍게 들어올렸습니다.중국의 철사장달인 고여장과 싸웠으며.백두산에서 호랑이와 싸웠습니다. 시라소니는 싸웠는데 생존해 있는것을 보면 승리한것 같습니다.
5) 일본 : 70대 노인이 곰을 때려죽여서 손녀 구출, 60대 할머니가 맷돼지를 던져버림,
6) 영국인 : 2톤 자동차에 깔린 동료를 구하기 위해 한손으로 자동차를 들어 올리고 동료구출,
7) 중국 동해천 : 몸무게 80~100kg, 25~40년 이상 팔괘장 무술 수련, 제자리 점프로 5m성벽을 뛰어넘어 도둑 추격, 5m성벽을 뛰어넘으려면 수톤 이상의 힘 필요,
8) 한국의 양익스님이 4m를 뛰어넘었다고 들었습니다.
9) 임진왜란때 조선의 250km/h 장전(長箭)을 왜구들은 왜검으로 받아쳤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인간이 화살을 피할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사람의 주장을 대충 요약해서 써 놓는 이유는
이 주장의 진위나 신뢰성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저 주장의 타당성과 가능성 여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하면 될 일이다.

한국의 707특전사도 매년 천리행군을 하는데, 약 450km의 산길을 일주일동안 걷는다.
군장 무게는 공식적으로는 약 40kg에 육박하고, 마지막날은 잠자지 않고 100km를 주파한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하루에 100km를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특전사 요원과 인디언이 하루에 100km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 인류라는 종(種)이 매일 100km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라톤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풀코스 40여킬로를 전력으로 뛰고 나면
전문 선수들 조차도 몸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에 한달정도 걸린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에서 99%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1%를 타도하자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상위 1%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아니, 믿도록 강요되며 살고 있다.

내가 1995년에 대우그룹에 입사했을 때, 그해에 입사한 수많은 입사동기가 천명이 넘었었다.
사회 초년생일때는 누구나 자신이 이 회사에서 부장되고, 이사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입사한다.
신입사원이었던 나는 본사 전략기획실에 배치되었었으므로, 전산을 통해서 그룹 전체 이사 700여명의 신상명세를 몰래 검색해 보았다.
과연 누가 이사가 되는가, 어떤 학교 출신이 이사가 되는가를 알아봤다.
지금 생각해봐도 당시의 나는 꽤 영리했던거 같다. (오히려 요새 더 멍청해졌다...ㅠㅠ)

놀랍게도 대우그룹 전체에서 우리학교 같은과 출신 이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우리학교 우리학과 출신 선배로써 가장 높이 올라간 사람은 ‘과장’이었는데,
그것도 동기보다 많이 뒤떨어진 무대리만도 못한 처지의 만년 과장이었다.
700여명 이사들의 출신학교는 서울대, 연세대, 경북대가 대다수였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룹 전략기획실에 앉아서 그룹 전체를 조망한 후에, 드디어 현실이 무엇인가를 알았다.
나는 SKY 대학출신도 아니고, TK 배경도 없는, 6.25때 북한에서 월남한 피난민집안의 장손 일 뿐이었다. 나는 이 회사에서 99%의 확률로 이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상위 1%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고 산다.
그런 사람이 정말 가끔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나머지 99%는 희망을 갖고 좁은문으로 무모하게 돌격하는 삶을 산다.

그렇게 성공한 대표적인 사람이 노무현이다.
그는 상고출신으로, 대학도 못 나온 신분으로, 무려 대통령까지 올랐다.
그래서 그는 1% 기득권층의 처참한 포화를 때려맞고, 우리를 대신해 죽었다.
올빼미 바위는 노무현의 십자가다.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99%의 반란은
위에서 나에게 메일을 보내온 사람들의 반란이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봐도 매일 100km를 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의 반란이다.

상위 1%는 두발로 뛰지 않고, 포르쉐를 타고 달리기 때문에 매일 100km를 이동할 수 있는것이지,
두발로 뛰어서는 인간이 매일 뛸 수 없다.
어쩌다 평생 한번쯤 해 볼 수 있을 뿐이다.
마치 특전대원들이 천리행군을 군생활동안에 한두번 해 보지만, 제대후에 평생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1%의 가능성이라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99%의 불가능을 의미한다.
일반 상식선에서 99% 불가능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인생의 성공이라는 목표앞에서는 그 99%를 무시하고 1% 가능성만을 바라본다.
이건 도박이거나 혹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신자유주의는 이제 그 종말을 향해 가는 것 같다.
월스트리트의 반란은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다.

학생때, ‘역사는 합목적적으로 움직인다’라고 배웠으나,
내가 살아보니 역사가 항상 순방향으로 가는것도 아니고, 합목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
역사학자들은 수천년 시간단위를 연구하니, 한 사람의 일생 정도는 무시해도 될 만한 시간이겠지만,
실제로 내가 죽고 100년뒤에야 해방세상이 온다면, 그 세상이 나에게 무슨 의미이겠는가.

나에게 의미있는 것은 이번생에서 해방과 독재의 종말을 보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아마도 대한민국 정치사상 가장 강도 높은
세대간 투쟁, 계급 투쟁이 될 것이다.
두가지 투쟁중 한가지만 해도 벅찬데, 두가지 투쟁이 동시에 일어난다.
계급투쟁의 1% 기득권층은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선거가 의미하는 바가 큰데,
이번 선거에 만약 수구보수층이 또 당선된다면,
아마 2012년부터는 50세 이하 세대의 한국 탈출러시가 증가할 것이다.

1%가 99%를 세뇌하고 지배하는 세상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덧글

  • 2011/10/18 14: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도사 2011/10/18 14:35 #

    저는 이민준비를 꽤 오랫동안 해 왔어요. 외국에 가게 되더라도 접시는 안 닦고 싶어서요.
    그런데 저도 캐나다를 이민예정지 1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캐나다 가면 같은 도시에 살자구요~
  • 1030AM 2011/10/18 15:11 #

    혹시 캐나다로 오실 생각입니까..?
  • 한도사 2011/10/18 16:08 #

    제가 살고싶은 나라는 순서없이 : 캐나다,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입니다. 미국은 그닥 살만한 나라가 아닌것 같네요.
  • ipiparan 2011/10/18 17:23 #

    양익스님 월담은 목격자가 꽤 되지 않나요? 어느 나라건 돈이나
    전문성만 갖추면야.....그래도
    미국이 좋은게 아시아인
    쿼터가 존재해요. 경제난으로
    인한 실업이나 인종차별은
    어디나 존재하고요ㅊ. 특히나
    싱글이나 아이업는 커플이라면
    Ny이나 chicago 같은 ....물론;
    이건 제 취향이군요. )
  • 措大 2011/10/18 20:54 #

    글 취지에 백배 동감합니다. 한도사님이 받은 메일 중에 쓰여진 희망 가득한 상상은...일단 조선시대에 '가마'라는 단위도 없고...

    제 앞에 마침 북학의가 굴러다니는데 박제가는 "소나 말에 곡식 2섬(280kg?)을 싣고 다닌다"며 너무 많이 싣는다. 수레를 쓰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300~360kg의 곡물을 어께에 지고 산을 날아다니는 시대에 소나 말은 참 약했나보군요 -_-;
  • dragon7 2011/10/19 00:07 #

    좋은 글입니다. 한편으론 슬퍼지기도 하고요...
    그래도 10월 26일은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그날은 맥주에 꼬깔콘 말아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 한도사 2011/10/20 11:47 #

    10.26에 좋은 일 생기면, 시청광장으로 나오실랍니까? 막걸리는 제가 사가겠습니다. 장수막걸리 아니고, 느린마을막걸리를 노원 양조장에서 신선하게 직송 합니다~
  • 기린 2011/10/19 10:10 #

    99% 노예들의반란 만평과 유사한 의미를 가진 최규석의 만화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5336291 옆집 동생이라 사인도 받아 았다는 자랑질을 해 봅니다. ^^;
  • 잠꾸러기 2011/10/19 11:21 #

    신자유주의 신봉하는 1%들은 그래도 이해가 갑니다만.... (모든게 우월하니까...)
    99%에 속하면서 1%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말해줘도 빨갱이 타령만 해대니 답답합니다.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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