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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경동시장 기계식 시장냉면

흔히... 시장냉면이라 부르는 막국수 스타일의 냉면이 있지요.
대표적으로 동묘역앞에 있는 깃대봉 냉면 같은겁니다.
정통 평양냉면이 아니고, 그냥 마구 넣고 얼큰하게 막 먹는 거죠.

깃대봉 냉면은 조미료 맛이 세고, 캡사이신의 매운맛이 너무 나서 먹지 않습니다만,
청량리 경동시장안의 냉면집 몇개는 그냥 저냥 먹을 만 합니다.
대표적으로 '할머니 냉면' 같은것이 있고,
할머니 냉면집 앞에 몇개 더 있습니다.
맛은 거기서 거기이고, 오십보 백보 입니다.

도매시장 갔다가 시장할때 먹기에는 딱 좋습니다.
가격도 싸고, 양도 꽤 푸짐하고요.



정통 기계식 함흥냉면이라는군요.
표현이 우습습니다.
어쨌거나 가게 입구에 냉면 면발 빼는 기계가 있고, 직접 눌러서 면을 뽑아 냉면을 해 줍니다.
그러니까 들척지근하고 맛없는 갈비집 냉면보다는 백배 낫다고 봐야 겠지요.

이게 물냉면인지 비빔냉면인지 구별은 불가능 하지만,
뭐...우래옥과 봉피양을 최고로 치는 입맛에도 먹어보면  맛있습니다.
비빔국수로 여기고 먹으면 맛 좋아요.

이집은 냉면보다 만두가 낫군요.
고기만두가 맛있었고, 요새 오만가지 아는척 하는 만두전문가들이 만든 만두보다 더 나았습니다.
요새 인터넷에는 되게 아는척 하는 만두전문가와 맛블로거가 많던데, 과연 맛을 알긴 하는건지...

중국 전역의 유명만두집 다 휩쓸고 다녀보고, 북한식 만두를 어려서부터 직접 만들며 먹고 자란 내 입맛에도
이 만두는 가성비 따져보면 절대 나쁘지 않았습니다.
만두피의 건조한 정도, 반죽 정도, 만두 내부의 질척함 정도에서 모두 합격점 이었습니다.

이 집에서 느낀것은
실력은 머리로 되는게 아니고, 오랜 반복수련과 시간과 많은 생산물량이 결정한다는 것 입니다.
수십년째 매일 만두를 많이 만들어 팔다보니, 이집 만두는 맛있어졌어요.
맛 없었으면 오래전에 도태되었을테지요.

만두도 무술과 똑같군요.
이게 정통이던 아니던, 당장 실력이 있던 없던,
매일 오랫동안 꾸준히 하다보면 고수가 되는 모양입니다.

만두 전문가 여러분, 일단 만두를 적어도 30년쯤 만들어 본 후에
내 만두가 최고니 아니니 라고 얘길 하세요.
그때까지 당신 만두가 대한민국에 살아남아 있다면, 맛있다는 증명이 충분히 되겠지요.

저 말입니까?
만두 40년째 만들었습니다. 5살부터는 기억나니까 40년쯤 만들었나보군요.
우리 아버지는 70년이 넘도록 만드셨구요.
우리집 북한 황해도 이고요, 한번 만두 빚으면 북한식 왕만두를 몇백개씩 만들어요.
북한 사람들은 설날 차례상, 추석상에도 만두국 올리는 인간들입니다.

소비자는 정직해서, 맛 없으면 안 옵니다.
길음동 버스정류장앞에 왕만두집이 하나 있는데, 매일 십미터씩 줄 서 있습니다.
만약 맛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군소리없이 줄 서서 주는대로 받아갈리가 없겠죠.



핑백

  • qohelet님의 이글루 : 아버지 2012-01-24 22:18:18 #

    ... 실이 무색하게도, 살아 생전에 당신 손녀들에게 "고저 쌍넨의 에미나이래…" 를 일갈하시곤 했습니다. -_-; 청량리 경동시장 기계식 시장냉면 위 글을 보니 어머니가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 옷고름 매는 것이나, 만두 빚던 것을 타박하시던 모습이 ... more

덧글

  • 라라 2012/01/22 17:13 #

    아 길음동 거기 버스타고 가다 봣는데 싸서 그런가 햇더니 맛있나 보군요,,
  • 한도사 2012/01/22 17:15 #

    거기 만두집이 세집이 있는데요, 딱 한집만 줄서서 사가고 있고, 나머지 두집은 파리 날립니다.
  • mono01 2012/01/22 20:29 #

    제가 먹어본 이북식 만두중에 가장 맛있었던 집은 장충동에 있는 어떤 이름없는 만두가게였습니다..
    주택가 차고 끼고 하던, 간판도 없고, 어떤 할머니께서 하던집이었는데 몇해 전에 가보니 할머니가 편찮으시다고 가계를 닫았더군요.. 황해도 출신인 어른께서 매우 좋아하던 가계라 아버지께서 그분과 들르실때마다 만두 한접씨씩 사오고는 하셨는데.. 아쉽습니다..
    갈수록 훌륭한 밥집은 점점 줄어드는것 같습니다..
  • 한도사 2012/01/25 09:55 #

    북한출신 노인들은 맛있는 집을 귀신같이 아시더군요.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그 정보 만큼은 정말 빠르고 정확했어요. 어디 냉면집이 맛있다더라, 어디 만두집은 요새 맛이 글렀다더라...뭐 이런거요.
  • mono01 2012/01/26 08:34 #

    아.. 며칠만에 들어와서 다시 보니까 철자가 개판이네요.. -_-;; 민망하네.. -_-;;
  • 몽상가 2012/01/25 11:29 #

    제 어머님이 개성 분이시라 어렸을때 저도 만두 께나 빚었었죠.. 개성식 만두가 간혹 보이기는 하던데 역시 어렸을때 빚어먹은 그 맛나는 집은 없더군요. 속도 비슷은 한데 조금다르고..
    만두 콩비지 하고 녹두지짐 만들때 멧돌 돌리는건 제담당 이었던듯..아 그전에 아주 어렸을때는 멧돌에 콩이나 녹두 넣는것 부터 했었던가?
    부산에선 원산면옥과 천우장이라는 두군데 정도밖엔 없어서 냉면집 여러군데 다녀보지는 못했네요.
    사진의 만두속은 개성식 같지는 않습니다만. 콩비지가 안보이는듯..
  • 오래된사람 2012/02/26 00:08 #

    제 할아버님과 아버님은 평안도 분이십니다. 평안남도 양덕군 쌍룡면...할아버지와 군민회 다니던 어린 시절이 생생한데요..집이 멀어 못가 먹어보지만, 기회되면 가보고 싶네요. 저는 인천의 이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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